이름: 허정분 (bom-ran@hanmeil.net) (1952 년생 여 주부)
2019/9/16(월) 16:17 (WOW64,Trident/7.0,rv:11.0) 222.99.55.38 1600x900
9세조 충렬공 20대 종부 정중자 여사님 영면에 드셨습니다.  

정중자 종부님 영전에

-구교운님 어머님-

 

하염없는 빗줄기가 며칠을 이어 내리는

가을의 문턱에서 기어이 이승을 하직하신

종부宗婦님의 부음을 들었습니다

95세 천수를 다하신 종부님이 흰 나비처럼

가벼운 몸과 영혼으로 하늘로 날아오르기까지

한 마을에서 具氏門中의 종인으로 바라 뵌

종부의 일생은 아니 한 여인의 평생은

위대한 조상님 영의정 청백리 재상 具致寬公의

20대 종부라는 위상이 영화榮華가 아니라 불행을 끌어안은

눈물과 고난과 희생의 제물이셨습니다

일제강점기 그 엄혹한 시대에도 고등교육까지 마치신

종부님은 계집종을 데리고 시댁으로 오셨다는데

어린 남매를 두고 전쟁 통에 지식인 납북으로

끌려가다 운명한 지아비를 그리며

새파란 청춘의 청상으로 살아오신 가난한 살림살이

어찌 그 고통을 견디셨는지요,

어찌 그 운명을 감내하셨는지요,

시모님과 종택을 지키며 종손을 기르는 한가계의 종사에

한 생의 업을 눈물로 지고 오신 문중의 어머니여

불천지위 제사를 모시느라 손때 묻은 사당과 종부의 빈자리가

구구절절 어머니의 결기와 회한의 환영으로 맴돌지만

당신이 온 정성으로 지키고 기룬 백발이 성성한 종손은

더 굳건한 반석위에 문중의 영예를 올려놓고

조상님의 불변의 위패를 영원히 사당에 모실 

더 장하고 굳센 후손을 기릅니다

이제 이승에서 외롭던 고달픔도 심신으로 끌고 오신 종부의 무게도

모두 내려놓으시고 오래 기다리신 지아비와 애달픈 해후 하소서

평생 쌓아둔 그리움 서러움 모두 풀어놓으시고 영원히 함께 하소서

이별이란 안타까운 인간사의 순리를 거스를 순 없어도

당신이 계셨기에 덕분에 대대손손 綾城具門이 환히 빛날 것입니다

편히 가시옵소서 삼가 명복을 빕니다.

 

2019년 9월 11일 허정분 올립니다.


*광주시 열미리 입향조상님이신 9세조 청백리재상 영의정 구치관 공의 20대 종부이신 故 정중자 여사님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하셨습니다. 종손 구교운님의 모친으로 한국전쟁때 남편이 북에 의해 지식인 납북으로 끌려가시다 죽임을 당하신후 청상의 몸으로 두 자녀와 종가의 보전을 위해 한평생을 사당과 종택에서 불천위 제사와 시제향사를 모시며 온갖 고난을 이겨내신 훌륭한 종부이셨습니다. 애통한 마음을 삼가 영전에 올리는 추모시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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