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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대종회
2017/7/24(월)
능성 구씨 문화기행 ⑧ - 한국 현대문학기 독보적 구도 시인 구상  

 

 

구중서(具仲書, 문학평론가)

      

   능성 구씨 문화기행 ⑧

 

    한국 현대문학기 독보적 구도 시인 구상

 

한국 현대 문단에서 구상(具常) 시인을 독보적인 ‘구도(求道)의 시인’이라 했다. 2004년에 구상 시인이 85세로 타계했을 때 모든 언론 지면이 “구도의 시인이 갔다”고 대서 특필했다. 그는 평이한 표현으로 시를 썼지만 뜻이 깊어 독자가 여운에 잠기며 묵상을 하게 했다. 또 나라와 겨레의 현실에 대해 치열하게 성찰하는 시를 쓰면서 동시에 정신의 영원불멸을 희구했는데 이것은 그의 천주교 신앙에 기인하는 경지였다. 구상 시인은 1919년 서울에서 출생했고 네 살 때 부모를 따라 함경남도 원산 근처 덕원이란 곳에 가서 성장하게 되었다. 그의 부친이 공직에서 은퇴해 연금을 받는 신분으로서, 덕원에 신설된 천주교 신학교의 교육사업에 종사하게 된 때문이었다. 구상도 처음에는 신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마식령 고원지대로부터 흘러오는 적전강(赤田江)의 아름다운 물길이 멀리 흘러 원산 송도원 바다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그는 더 넓은 세계로 향하는 해방을 바라게 되었다. 이것이 문학을 지향하는 그의 첫 착안이다. 구상은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 종교학과에 입학한다. 그는 문학을 지망하면서도 굳이 종교학과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불교에 대한 강의를 많이 듣고, 개인적으로는 동양의 노장(老莊)사상에도 심취했다. 그는 동양정신을 가진 채로 가톨릭 신자인 것이 좋았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는 원산의 지역 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문학 동인에도 가입해 시를 썼다. 이어서 1945년의 8 · 15 해방을 맞이해 감격에 북받치다가 바로 소련군의 진주에 실망했다. 미국과 소련에 의한 국토의 남북 분단에 격분하게 되었다. 1946년 원산에서 발간된 동인지 『응향』에 구상이 시를 발표했다. “말굽소리 / 말굽소리 // 총칼 부닥치어 / 살기를 띠고 // 백성들의 아우성 / 또한 처연한데” (「여명도」 부분) 이것은 결국 닥쳐올 남북 전쟁에 대한 예감이었다. 동인지 『응향』이 북한 당국의 응징을 받게 되어 구상 시인은 월남을 감행했다. 남한 문단은 구상을 크게 옹호했다. 과연 1950년에 6 · 25 전쟁이 일어났다. 구상 시인은 국군의 종군작가단 부단장이 되어 전선을 순방했다. 그 현장에서 그는 시 「적군묘지 앞에서」를 썼다.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램 속에 깃들어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으로 흘러가고

어디서 들려오는 포성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적군묘지 앞에서」 부분)

 

구상 시인

구상 시인이 적군인 인민군의 시신들을 양지 바른 데에 묻어 떼마저 입히고 그 무덤 앞에서 통곡을 하는 것이다. 외세에 의한 동족 상잔을 애통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는 북한에서 박해를 피해 월남했고 종군작가인 구상의 신분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것이다. 이적행위로 반공법 위반이니까. 그러나 구상은 종교인의 인도적 심성과 주체적 민족의식을 당당히 표현했다. 당시의 종군문인 중 그 누구도 이러한 시를 쓴 것이 없다. 이 뿐만 아니라 구상 시인은 자유당 정권 말기 이승만 독재에 저항하다가 옥고를 겪기도 했다. 또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국군 부대를 방문하고 돌아와서도 시를 썼다. “인류가 아직도 깜깜하다”고 했다. 그 때 파월 국군과 미군이 우세한 전황이었는데도 시인은 타국 원주민과의 전쟁에 도덕적 갈등을 느낀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 이러한 시를 쓴 시인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구상 시인은 진리와 양심을 위한 저항시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한 신앙인으로서 한계가 분명한 자기 존재와 겸허하게 화해하기도 했다. 그는 시 「모과옹두리에도 사연이」 「오늘」 등에서 허무로부터 긍정을, 오늘 여기에서 영원을 살고자 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구상 시인을 가리켜 한국의 독보적 구도 시인이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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